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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늘한 음반이 하나 나왔다. 타이틀은 ‘1939’. 제2차 세계대전이 시작된 해다. 헝가리 작곡가 벨라 바르토크는 한 해 전 아내에게 이런 편지를 썼다. “전세계에서 끔찍한 일이 얼마나 많이 일어나는지. 불화, 공포…. 우리는 이런 전염병이 가득한 공기가 없는 곳으로 멀리 떠나야 해. 그러나 어디로 가야 하는지는 하느님만이 아시겠지.”

바이올리니스트 김화라(28)는 바르토크 바이올린 협주곡 2번을 포함해 1939년 나온 작품 세 곡을 녹음했다. 카를 아마데우스 하르트만의 ‘장송’ 협주곡, 윌리엄 월튼의 협주곡이다. 특히 20대 후반이었던 독일의 하르트만은 “고통ㆍ절망과 함께 1933년(히틀러가 집권한 해)이 왔고 모든 범죄 중에 최악인 독재와 함께 전쟁이 시작됐다”는 메모를 남겼다. 그는 나치와 전쟁에 반대했던 대표적 독일 예술가다.

김화라는“작곡가들이 봤던 당시 상황과 현재가 비슷한 점이 많았다”며 “인종 차별, 배타적 사회 같은 것들이 지금도 다르지 않다는 생각에 이 작품들을 연주해야 한다 봤다”고 했다.

그는 “연주자가 단지 연주만 잘하면 된다는 것은 편견”이라 선을 긋는 바이올리니스트다. “음악 하는 사람은 항상 사회나 시대와 관련성이 없어 보이고, 그래도 된다는 인식이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지금 무엇을 해야만 한다는 생각이다.” 그는 “연주만 하는 게 아니라 그걸로 사회에 메시지를 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헝가리의 작곡가 바르토크, 독일의 하르트만, 영국의 월튼은 각각 다른 땅에서 전쟁을 바라봤다. 전쟁을 재앙으로 바라본 점에서 같지만, 음악의 결은 다르다. “하르트만이 본 시대가 가장 희망이 없는 시대다. 하지만 희망 없는 사회에 머물러있기보다는 희망을 찾는 쪽으로 음악을 끌고 나간다.”

김화라는 피아노의 명스승으로 유명한 김대진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장, 바이올리니스트 조성은의 딸이다.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에 왔다가 13세부터 다시 미국에 살고 있다. 줄리아드 음악원 예비학교,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LA의 콜번 스쿨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콜번의 예비학교에서 2년째 학생을 가르치고 있으며 지난해 미시건 대학교의 초빙교수가 됐다. 김화라는 김대진 교수가 “음악의 길이 어렵다는 걸 알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시키지 않으려 했었다”고 한 큰 딸이다. 김화라는 “부모님이 말리는데도 바이올린이라는 조그마한 악기에서 수만까지 색의 소리가 나는 게 좋고 재미있어서 시작했는데 지금도 정말 재미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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